정치경제

페러독사 노무현의 말로

도제조 안형식 2009. 3. 30. 19:44

페러독사 노무현의 말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경고적 교훈

페러독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로가 비참해질 운명에 처했다. 마당발 박연차의 비자금 중 500만 달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의 구좌로 입금되었다는 사실을 검찰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 당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노 전 대통령의 말로는 기정사실화 되었다고 보는 편이 정직하다. 페러독사란 궤변론자를 뜻하는 말로서 생물학적으로는 뿔 달린 개구리를 말한다.

전 국민이 반대하는 행정수도까지 이전하도록 권력을 행사했으며, 이재정 통일부 장관 시절 북한에 중유5만톤 지원을 위해 38억 원의 국고 손실까지 입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이다. 정권 교체 후에는 봉하에 궁전을 짓고 이지원 시스템을 무단 반출하여 친북정권 재창출의 야욕을 드러냈다. 이 일로 현 정권과 충돌을 빚은 후부터 그의 말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집권 시, 허술한 정책만큼이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던 인맥 중심의 코드인사는 온갖 비리의 좌판이며 모판이었다. 하루가 지나면 참여정부의 비리혐의가 터져 나와 관련 인사가 구속되거나 옷을 벗고 있다. 음지에서 공작활동을 하고 있던 좌파들을 양지로 불러내 완장을 채워주고 반공주의자들을 숙청한 대목은 가히 노무현 천하를 이루는 듯 했다. 소위 민주화 운동자를 애국지사로 포장해 주었던 페러독스(궤변)는 임기 말기에 이르러 차기 정권을 향하여 으르렁 거리며 위협했으나 고작 1년을 못갔다. 어떤 정권도 빼내지 못할 대못질을 해두었노라고 호언장담했던 대못질은 전봇대와 더불어 뽑혀나가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보상금, 대추리 보상금, 신도시 보상금으로 풀린 돈으로 반짝 호경기를 연출할 수 있었으나 경제 한파와 더불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그를 추종했던 386 군단들은 슬며시 완장을 빼거나 옷을 갈아입고 오히려 반대편에 서서 노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비난하고 있다. 페러독사 노무현의 말로는 중대한 아포리즘을 남긴다. 현 정권이야 말로 3년 후를 생각하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아직 경부운하건설에 목을 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라면 경부운하건설 망령에서 속히 벗어나야 한다. 이명박 정권 수립 후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는 정책은 지극히 실망스러운 것들뿐이며 허술하기 짝이 없어 노 정권의 말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구리다.

오죽이나 경제장관을 시킬 사람이 없으면 IMF의 실패자인 윤증현을 모셔다가 장관으로 임용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판국이다. 대선 공약 중 747정책은 이미 물건너 갔고 국민소득은 1만5천불 시대로 주저앉고 말았으며 실업자의 수는 기상천외한 수치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추경 29조원 책정도 불과 1년도 못 버틸 한시적인 정책일 뿐이다. 빚을 내서라도 경부운하 건설에 버금가는 4대강 정비로 무언가를 목적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구상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종말이 훤히 보이는 정책을 내놓고 올인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승부사 기질의 노무현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노무현 집권 초기에 못해 먹겠다는 말만 안 나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계산법이 잘 못 되어 있는 CGE 모형으로 추계한 한미FTA의 경제론을 한국경제의 구원자로 알고 있다면 빨리 물러나 주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잘하는 일이다. 노무현 정권에서 만들어낸 한미FTA의 경제론의 뼈대인 CGE 모형은 변수를 대입하여 경제전망치를 추론하게 되어있다. 이 변수는 3가지 면에서 크게 잘 못 되어 있다. 첫째는 최고 1200원으로 환율이 책정되어 있다는 것, 둘째로 국민소득 2만 불을 적용했다는 것, 셋째로 미국의 경제파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상태에서 한미FTA를 체결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재앙적 수준이 되고 말 것이다. FTA의 최대 수혜국은 농, 축, 수산물과 남아도는 인력을 수출하는 국가이며 최대 피해국은 희소가치가 없는 고부가산업제품을 수출하는 국가이다. 핵심부품을 수입하여 국산부품을 끼워 넣고 조립하여 수출하는 한국과 같은 얼치기 국가의 고부가가치산업의 제품은 이미 경쟁력 제로이다. 기껏 경쟁력이 없는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팔기 위해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이 매년 과잉생산으로 남아도는 농, 축, 수산물을 비싼 값으로 사줘야 하는 대한민국은 최대 피해국이 될 수밖에 없다.

재차 강조하건데, 한미FTA 와 경부운하를 비튼 4대강 정비에 목을 매고 있을 때가 아니다. 두 가지 망령에 사로 잡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똑딱이 정책”과 임기만 무사히 보내면 된다는 “소나기 피하기” 통치철학은 말로가 예정되어 있을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로는 이명박 정권이 두 가지 망령을 떨쳐 버리고 한국 경제의 밑바닥부터 샅샅이 훑어보라는 경고적 아포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