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

[평론]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 /역사적 사실과 픽션사이의 갈등

도제조 안형식 2006. 8. 1. 01:17
 

[평론]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

역사적 사실과 픽션사이의 갈등


사극에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의 오차는 어느 수준까지 허용이 될까. 연개소문의 뚜껑을 막상 열어보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교과서적인 고구려사와 드라마 사이의 괴리였다.


MBC '주몽'에 이어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극본 이환경ㆍ연출 이종한)이 방영되면서 첫 회부터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관심이 높았다는 의미이다. 양 방송사가 고구려사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고 있음으로 해서 고구려 사극의 열풍은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열풍의 원인은 한국의 역사 가운데 가장 부흥했던 고구려 시대에 대한 소재를 선택함으로  민족적 자긍심과 심리적 만족감이라는 두 가지의 만족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구려의 용감한 기상과 광개토왕시대의 화려한 치적과 중국 동북부를 포함한 위대한 국토확장에 대한 관심은 국민적 자긍심과 연결되어 옛 고구려시대의 영화에 대한 회귀의식과 맞물려 있다. 당연히 고구려사에 대한 회상은 잠재되어 있는 민족적 자긍심을 끌어 낼 수 있는 소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상고사에 속한 고구려사는 역사적인 기록이 빈곤하고 소재의 발굴 역시 제한적이라는 제약이 뒤따른다는 문제점으로 인하여 작품화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고구려사에 대한 문학작품이 빈곤한 것도 바로 이런 연유이다. 더구나 작품이 빈곤한 상태에 있는 현실에서 무작정 추리만으로 한국의 고대사를 스크린에 담아내기란 모험에 가깝다. 특히 고구려사는 주변국인 수나라와 당나라의 역사와 함께 가고 있기 때문에 당나라와 수나라의 역사와 함께 살펴 방증해야 한다는 난해한 문제점도 담보하고 있다.


‘주몽’의 경우 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화한 작품이기 때문에 정통 사극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전통사극의 장르에서 비켜간 작품이다. 그러나 ‘연개소문’의 경우에는 이미 고구려의 위대한 영웅이었다는 사실이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만큼 연개소문을 소재한 극화는 정통사극으로 분류되어야 마땅하다. 이환경 작가 역시 정통 사극물로 ‘연개소문’을 제작한다는 의도를 밝혔다. 


회를 거듭하면서 과연 역사적 사실과 픽션 사이의 오차를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편견이 개입되어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환경 작가는 지금 시험대에 올라 와 있다.


이는 역사의 문제를 작가의 편견에 따라 가볍게 다룰 경우 그 시대의 문화상도 함께 왜곡되고 굴절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 때문이다. 후대에서 선대의 역사를 다루는 작업은 신중해야만 한다. 특히 드라마를 수단으로 할 때에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그 파급력은 상당히 크고 오래간다. 따라서 역사를 사극물로 제작 할 때에는 역사를 뼈대로 하느냐 설화를 뼈대로 하느냐의 설정을 확실히 밝혀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역사를 뼈대로 하느냐 설화를 뼈대로 하느냐의 문제는 그 문제성이 작가 개인의 구상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국민성(민족성)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임으로 역사물에 대한 접근은 사실적이어야 하고 방증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1. 가설과 사실과의 갈등


연개소문의 이환경 작가는 연개소문이 정통역사물로 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환경 작가는 지난 6월2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이 드라마 한편으로 무색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긴장해야 한다"고 호언장담했다.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중국의 동북공정을 표적으로 삼고 기획한 작품임을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연개소문을 민족의 영웅으로 되살리고 싶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여기에 “역사적 사실만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없으며, 허구가 가미될 것”이라고도 밝혔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에 허구가 가미될 것인지 아니면 허구에 역사가 가미될지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 허구가 가미 되는 것은 전통적 사극의 방식이다. 그러나 허구에 역사를 끼워 맞추기를 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전개하면 결국은 사이비사극이 나오게 되어 있다.


▶ 우려는 사실로 나타났다.


1, 2회분에서 연개소문이 치우천왕과 단군을 추앙하며 신앙적으로 주문을 외우며 치성을 드리는 모습이 크로즈업되었다. 마치 연개소문은 전쟁을 앞에 두고 치우천왕과 단군에게 치성을 드림으로 영적인 거대한 힘을 받은 것처럼 크로즈업되는 모습에 대해 역사가들조차 이건 아니라는 비판을 쏟아 내고 있다. 고구려연구재단 윤휘탁 연구원은 “치우천왕, 배달국, 환인 등은 후대의 기록에나 나오는데 고구려 시대의 인물인 연개소문이 이를 알았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장면에 대하여 고구려재단의 연구원은 “요동성 전투에서 당군에게 몰리자 성주가 기원을 드렸다.” 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 기록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같다고 추론한다. “그러나 고구려인들은 단군이 아니라 시조인 주몽과 유화부인을 숭배했다”고 덧붙였다.


또 있다. 1회에서 조의라는 친위대격의 사조직원들의 계곡의 바위에서 정신 수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현재 단학원(단월드)에서 기수련을 하는 모습이다. 기수련을 마치고 연개소문이 조의군을 이끌고 출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환경 작가는 “연개소문은 신라 화랑과 비슷한 조의였으며, 조의군은 정신적으로 무장된 특출한 무술집단”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고구려사 사가들은 “상가·대로·사자 등과 함께 관등 중의 하나였던 조의를 신라의 화랑 같은 군대로 표현한 것은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조합한 결과”라고 성토했다. ‘연개소문’의 역사자문위원단의 일원인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 소장도 조의군이 참전했다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소장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제가화상, 조의)이 고구려 때는 적을 막는데 선봉에 섰다’는 구절이 있어 무리한 추론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여 이환경 작가의 구상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고구려사 역사 연구가들은 1.2회 분의 드라마 내용을 토대로 볼 때, “고대 고구려인들의 신앙을 무시하고 민담 속 전쟁의 신인 치우천왕과 단군을 애써 우리 민족의 뿌리와 연결하는 태도는 역사라기보다는 종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가장 논란이 된 연개소문의 안시성 참전여부에 대해서 학자들은 “역사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한다. 김용만 소장도 “연개소문이 당시 성 안에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지만 “작가가 평소 극 중 이야기 전개를 최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말해왔고 초반에는 아쉽더라도 점차 정통 역사드라마로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말했다. 작가의 말과 시놉시스를 보면 당태종과 연개소문의 대결, 설인귀와의 결전 등 여러 대목에서 콜라주 기법과 패러디 기법을 동원하여 원래의 역사와는 거리가 먼 짜깁기된 작품으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통역사극에서의 뼈대는 펙트(Fact)가 되어야 하고 작가의 픽션은 언저리 이야기가 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만약에 펙트가 픽션으로 바뀌면 정통역사극이 되지 못한다. 연개소문을 시청하면서 왜 시청자가 딜램마에 빠져야 하는가. 정통역사극은 흥미위주로 나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는 공익을 위한 방송국의 윤리에도 맞지 않는다. 흥미를 위하여 무리한 설정이나 역사를 왜곡할 경우, 방송국은 시청률을 위하여 거짓 역사를 창조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연개소문이 등장하는 고구려의 역사는 중국의 역사와 맞물려 있고 현재 한국의 역사가들은 중국이 고구려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며 논쟁 중에 있다. 여기에 공익을 표방하는 방송국에서 의도적으로 고구려의 역사를 편향적으로 왜곡한 드라마를 만들 어 방송할 경우 한국전체의 신뢰에 막대한 악영향이 끼쳐질 수 있다. 각 나라는 영토의 문제에만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영토의 문제는 정치력과 국방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겠으나 역사와 문화의 부분은 시대를 이끌어가는 영향력이 있는 지성인들과의 대결을 이끌어 내고 결국 국민 전체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연개소문과 이환경 작가는 지금 잘 못 나가고 있다. 


더구나 이환경 작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창작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레이션으로 밝히겠다”고 했음에도 실제 방영에서는 거의 나레이션이 없었던 것도 논란을 부추겼다. 허웅 책임프로듀서는 예기치 못한 역사논란을 두고 “한민족의 기개와 자신감을 찾자는 기획의도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책임피디의 말에도 불구하고 자막으로 단월드가 후원하는 드라마임을 밝히고 있는 점과 드라마 내용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단군교(홍문연)에 의한 왜곡된 역사는 연개소문이 사이비역사극으로 추락될 운명임을 예고하고 있다. SBS 드라마 총국은 “고대 고구려인들의 신앙을 무시하고 민담 속 전쟁의 신인 치우천왕과 단군을 애써 우리 민족의 뿌리와 연결하는 태도는 역사라기보다는 종교에 가깝다”고 비판한 고구려사 역사학자들의 비판이 뜻하는 의미를 새겨들어야 한다.  


2, 작가의 의도와 지나친 열정


1,2회를 지켜본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환경 작가가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를 가장한 단군교의 입장을 지나치게 도입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특히 작가의 호언대로 작가의 상상력과 역사관의 개입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여 작품화할 경우 사극이 아니라 사극을 위장한 코메디물로 전락해 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현재 연개소문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연개소문을 안시성 전투의 주인공으로 극화하는 정도까지 ‘픽션’이 전개되고 있는 실정으로 볼 때 정도가 심각하다. 


이환경 작가가 “중국이 고대 동북변방의 역사연구에 관한 대규모 국책사업인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려 한다”는 고발정신을 연개소문에 담을 경우 드라마의 색깔은 사극의 색을 잃어버리게 되어 있다. 더하여 작가가 호언한대로 “중국은 이 드라마를 통하여 긴장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드라마에 담을 경우 이는 한국드라마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이비작품이 예고된다. 


역사물에 대한 극화작업은 진실을 바탕으로 할 때에 호소력을 가질 수 있으며 진실의 변방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발굴하여 스크린에 담아 낼 때에 흥미가 더해지고 작품과 작가에 대하여 신뢰가 깊어지게 되어 있다. 


중국고대사를 전공한 한 사학자는 “민족주의 정서에 호소하는 움직임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데는 좋지 않다”며 드라마의 파급력을 경계했다. 고구려사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사학자들도 “지나치게 연개소문을 영웅으로 만들고, 고구려의 역사를 영광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역사를 오역하는 무리한 접근은 동북공정에 맞서는 데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휘탁 연구원은 “자성 없는 일방적 역사관은 동북공정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역사 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자가 합리적으로 객관적 역사 사료를 함께 검증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3,4회가 방영되면서 드라마 속에서 뚜렷한 환영으로 나타나고 있는 ‘치우천왕’의 존재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시청자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치우천왕의 존재를 인정하는 곳은 단군교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시대는 양방향 통신의 시대이다. 작가가 스크린을 통해 말을 하면 시청자는 반응한다. 작가가 스크린을 통해 왜곡된 역사관을 말하면 즉각 잘못된 역사관이라는 반응과 함께 더 이상 눈뜨고 못 봐주겠다는 마음이 들면 지체하지 않고 체널을 돌려 버린다. 작가는 스크린에 자신의 생각과 말을 담아 내어보내게 되어 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의 시청소감은 인터넷에 댓글로 달릴 뿐만 아니라 드라마 평까지 고스란히 남긴다. 양방향 통신이다. 만약 시청자의의문점이 쇄도한다면 이는 곧장 시청률과 연결 되게 되어 있다. 어느 한쪽에서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고집한다면 그쪽이 작가이며 드라마라면 시청자는 안 보면 그만이다.


작가는 지금 시청자를 외면하며 자신의 굴절된 역사관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시청자는 시청률로 답하리라. 연개소문이 주몽을 피하여 주말사극으로 방영했는데 불행하게도 경쟁사인 KBS에서 ‘대조영’을 주말사극으로 채택했다.


작가의 의도가 단군교라는 종교적인 색채를 포장하여 포교하는 것이라면 거개의 시청자들은 단군교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어야 한다. 


3. 왜곡된 역사와 비뚤어진 작가정신


예고된 시놉에서 이환경 작가는 역사를 뒤집는 연개소문의 사후에 그 자식들의 내분으로 고구려가 멸망했다는 역사를 뒤집어, 당시 연개소문은 죽지 않았으며 대륙을 도모하기 위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정사와 크게 어긋나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이환경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 역사는 삼국사기 등 신라의 기록이나 혹은 중국의 기록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자료가 많아졌지만 이전까지 고구려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며 "당나라와 손잡고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쓴 역사를 바탕으로 고구려를 판단할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하며  "교과서에는 한민족이 한 번도 먼저 공격한 적이 없다고 적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라 고 도전했다. “고구려는 중원을 놓고 당나라와 일대 결전을 치를 만큼 고구려는 강대국이었고, 연개소문은 이를 이끌었던 영웅이었다.”,  “중국 경극에는 당태종과 설인귀를 영웅으로, 연개소문은 무섭고 악한 존재로 다룬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연개소문의 이름을 말하면 울음도 그칠 만큼 중국에서는 무섭고 적대시하는 존재, 이는 반대로 연개소문이 그만큼 우리에게는 대단한 영웅이었다는 반증"이라고 역사를 뒤집는 말을 했다.


연개소문이 안시성 전투에 등장하는 설정에 대해서는 "역사책에는 그런 내용이 없지만, 당태종이 연개소문에게 활을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이를 근거로 볼 때 연개소문이 충분히 안시성에 있었다는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개소문이 사망한 시점에 대해서도 "연개소문의 사후에 아들들이 내분을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후에 연개소문이 등장한 기록이 있다"며 "사망 시점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다"고 말하며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환경 작가는 역사책에 그런 기록이 없지만 다른 자료에는 기록이 남아 있다는 말로 자신의 시놉을 정당화 하고 있다. 과연 다른 자료의 기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역사책에 기록이 없는 것은 실상 역사가 아니다. 설화를 바탕으로 고구려사를 정돈하여 극화하려는 시도라면 구태여 사극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연개소문이 등장하는 영류왕 시대나 보장왕 시대의 역사에 대한 자료는 충분히 남아 있다. 작가의 입맛대로 역사의 뼈대를 전설로 대치하고 자신의 추리를 역사로 논증한다는 말은 주객이 전도된 내용이라면 사극에 대한 의미도 가치도 없다.


왜 이러나. 정통사극의 대부 격인 이환경 작가가 왜 이러나. 단군교(단월드)를 추종하는 모 연기자를 조연으로 발탁한 것도 이환경 작가가 단군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연개소문은 단군교를 밑바닥에 깔고 설계되어 있다. 뼈대는 단군교이며 역사는 단군교에 대한 보충설명이며 연개소문은 단군교를 광고해 주는 모델일 뿐이다.


정통사극의 대부로 유명세를 탔던 이환경 작가는 연개소문으로 인하여 그의 명성을 한 방에 날려 보낼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옛 고구려 광개토왕시대의 번영을 자긍심으로 가지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광개토왕 시대로 돌아갔으면 하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 역사와 현실은 다르다.


옛 고구려의 환영에 사로잡혀 있는 단군교는 ‘한’이니 ‘이화세계’니 ‘홍익인간’이니 민족적인 자긍심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단군교를 포장하여 도교를 모델로 하여 기수련을 보급하는 이익단체이다.


이환경 작가는 지금 작가의 정신마저 놓고 단군교를 포교하는 일에 SBS와 역사적 존재인 연개소문을 이용하고 있다.  


4. 민족주의를 표방한 드라마 속의 단군교(홍문연)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이 주문을 외우며 신앙하고 있는 치우천왕과 단군은 단군교의 표지이다. 단군교는 대종교와 달리 정신문화 운동으로 위장하고 포교한다. 과거 단군교의 교주였던 김혜경은 현재 목사가 되었으며 저서인 “주여 사탄의 왕관을 벗었나이다”에서 단군교는 샤먼의 집합체로서 무당과 박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군의 초상을 걸어 놓았다면 단군교라 했다. 과거와 달리 현대의 샤먼은 지식인층들도 있어서 동양철학 혹은 정신문화운동으로 위장하고 사회단체를 표방하며 활동하는 양상으로 발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익문화운동(이승헌)은 지역 단위로 조직되어 있던 샤먼의 연합단체인 ‘한문화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직능 및 부문을(다양한 직능 및 부문이라 함은 점집, 동양철학, 암자, 굿당, 천신당, 무당, 박수 등을 말함) 한문화운동연합으로 통합하여 1998년 8월 9일 현재와 같은 형태의 '한문화운동연합'을 창립하고, 2001년 1월 명칭을 '홍익문화운동연합'으로 개칭하였다. 


홍익문화운동은 1986년 “공원에서 '숨'을 통하여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회복하는 단학 기공의 보급에서 찾을 수 있다”는 소개에서 보듯 도인들의 호흡법인 ‘단전호흡법’을 체계화시켜 ‘단학기공’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도교’에서 전래된 단전호흡법을 토대로 중국무예의 기초를 닦는 수련운동이다. 홍문연은 현재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공원 2,000여 곳에서 생활체육의 일환으로 계속되고 있다. 


홍문연은 단학기공을 하나의 정신운동으로 만들기 위하여 '한' 원리와 '천지인 사상'을 바탕으로 민족정신회복 운동을 전개한다는 논리를 세웠다. 그 논리의 중심에는 치우천왕과 단군을 숭상하는 교리가 담겨져 있다. 이들은 1997년과 1998년에 통일기원 단군상 369기를 건립하여 통일기원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와 기수련을 하는 공원에 기증 형식으로 설치했다.


홍문연은 “사상과 이념에만 편향되어 있던 민족운동과는 달리, 민족이 본연의 정신을 회복함으로써 민족의 통일과 통합, 그리고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의 민족운동이라”는 미명하에 “우주와 인류와 민족과 개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우주와 자연의 질서를 사회운동의 원리로 창안한 것”이며 “지난 15년동안 민족 최대의 명절인 개천절을 국민축제 및 민족축제로 계승하여, 세계적인 출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으며” “1992년부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 미국과 일본, 캐나다, 남미 등지에서 21세기 대안적인 정신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홍문연이 널리 알려진 것은 개천절행사에 수많은 여성신녀들을 동원하여 강화도에서 개천절행사를 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부터 관심을 유발했다. 이후 어느 날 갑자기 초등학교와 공원에 세워진 단군상을 통해 홍문연의 정체가 단군교임을 널리 알렸다. 그 동안 공원에서 이른 아침에 파륜궁과 같은 묘한 모습으로 기체조를 하는 이상한 모습을 종종 발견하기는 했으나 그것이 홍문연의 걸작품인 기체조이며 단학기공이며 근본이 단군교라는 사실을 알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현재 단학기공은 단월드로 기체조는 뇌호흡법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이승헌에 의하여 논리의 체계를 하나 둘 세워가면서 명칭도 바뀌었다. 이들은 기수련을 통해 단군의 기를 받는 수련을 한다. 일종의 도 닦기이다. 기수련은 단무도라는 형태로 도식과 초식을 체계화시켜 보급 중에 있다.


특히 단월드가 단군교라는 사실을 모르고 단월드에서 기수련을 받고 있는 수련자의 37%가 기독교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국민일보에 보도되었다. 이들의 포교는 단월드와 단무도를 보급하는 학원을 통해 단군의 기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단군교를 포교한다. 단학기공, 단월드에서 기수련을 수련하는 과정 중에 환청 및 환영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피해자들이 속출하여 피해자들이 모임을 가지고 단월드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승헌의 홈페이지에는 단월드와 단무도가 연개소문에서 사용된 내용을 소상히 밝히며 중요한 홍보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의 사이트는 한글주소로 입력을 해도 연결이 된다.


▶ 연개소문에 단군교가 개입되어 있는 장면,


1) 제목 : 토산점령을 앞두고 운기조식으로 결의를 다지는 연개소문과 조의선인 


   조회수 988    2006-07-09 


  [7월 8일(토) 1회 장면]


이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고구려 정벌을 목표로 대군을 이끌고 안시성으로 쳐들어 온 당나라와의 90일간의 사투에서

토산점령을 앞두고 연개소문과 조의선인은 수련을 통해 승리를 기원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위해 신사 단무도 김한섭 관장님이 조의선인들에게 직접 운기조식을 지도해 주었습니다.


"잘들 들어라. 너희는 대 고구려가 자랑하는 조의이다. 일찍이 천손의 시대부터 전해내려 온

민족의 정기로 뭉친 무사들이다. 죽음이 곧 우리들의 영광이다. 아니 그런가?"


2) 토산싸움 승리 후 연개소문과 조의선인의 수련장면 


   조회수 1183   2006-07-09 


  [7월9일(일) 제2회 장면]


연개소문이 토산싸움을 승리로 이끌고 조의선인들과 함께 밝아오는 태양을 바라보며 운기조식을 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연개소문과 조의선인들은 천손의 후예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고, 전투에 임하는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


이 장면의 촬영을 위해 경북 문경의 연개소문 세트장과 용추계곡에서 한국단무도협회 오운 김현 협회장님이 직접 조의선인을 맡은 배우들에게 수련지도를 해주셨습니다.


이 장면을 위해서 촬영 하루 전날 조의선인 40명이 세트장에 모여서 먼저 기운 느끼기, 지감 수련 등을 먼저 한 후 운기조식 동작을 배웠습니다. 현장에 있던 스테프들도 함께 수련을 배워보는 등 촬영장이 단무도 수련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드디어 촬영 당일, 용추계곡에서는 연개소문과 함께 계곡에 앉은 조의선인 40명이 한꺼번에 운기조식 수련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전날 하루 종일 연습을 한데 이어 보다 좋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현장에서도 연습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럼 촬영현장을 사진으로 한번 볼까요?


5. 콜라주 기법과 패러디 기법의 대세


콜라주(collage)기법과 패러디(parody)기법은 댄 브라운의 소설과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기법이다. 작품의 허구성을 가리기 위하여 사용되어지는 리얼리티(reality)기법 중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기법이 콜라주 기법과 패러디 기법이다. 콜라주기법은 뜯어 붙이기 기법으로 패러디 기법은 삐딱하게 보는 기법으로 두 가지 기법의 특징은 발상의 전환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여 작품을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다빈치 코드에서 댄 브라운은 기독교의 역사를 반전시키기 위해 콜라주 기법과 패러디 기법을 사용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神性을 뒤집기 위하여 외경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邪設을 차용하여 뜯어 붙였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를 남성제자들이 제거하려고 했기 때문에 프랑스로 도망해서 메롤링거 왕조의 조상이 되었다는 등의 맹랑한 패러디 기법의 가설을 진실로 포장하기 위하여 르네상스의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차용해 왔다. 댄 브라운은 자신의 작품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시온수도회라는 비밀단체의 수장으로 임명하여 자신의 허구를 진실로 포장했다.


허구를 역사로 증명해내는 도발적인 댄 브라운의 맹랑함이 용인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기독교역사에 대하여 도발하였기 때문에 비난을 받으면서도 워낙 뛰어난 작품성으로 인하여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약 댄 브라운이 제 나라의 역사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면 댄 브라운은 설 자리가 없었을 터이다. 제 나라의 역사에 대하여 장난을 치지 않았기 때문에 다빈치 코드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현대작품의 유행은 콜라주 기법과 패러디 기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서 안티라는 독특한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도 패러디 기법의 한 부분이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허구라는 특성상 콜라주 기법은 안 따라 붙을 수가 없게 되어 있다. 허구라는 구멍을 가리기 위해 덧대야 하는 수단이 콜라주 기법이기 때문이다.


콜라주 기법은 모든 작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나 사극물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사극물의 경우 기존의 역사를 뼈대로 하고 가설을 세워 작품을 만들게 되어 있는데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콜라주 기법이 동원된다. 즉 앙상한 뼈대에 살을 입히고 살가죽을 만들어 형체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작업이다. 이 작업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해 주느냐에 따라 흥미가 더해지고 작품에 몰입되게 되어 있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이라는 절대수가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소재는 놓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및 중학교와 공원에 세워진 단군상 사건에서 보듯 단군교는 민족주의를 내세워 교과서까지 뒤집어 설화를 사실로 만들어 내는 무모한 용감성과 실천력을 가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민족주의는 상업성을 가진 단월드와 뇌호흡법수련장 그리고  단무도의 파급에 있다. 매년 연중행사로 계획되어 있는 개천절 행사는 단군교도들의 막대한 헌금이 없이는 될 일이 아니다.


이들에게 있어 기록에 남아 있지 않고 가려져 있는 고구려사의 상고사는 치우천왕과 단군을 이들 입맛대로 엮어낼 수 있는 중요한 소재로 둔갑된다. 이들은 드디어 연개소문을 통해 SBS라는 방송국을 접수하였다. 


사극의 대부로 불리던 이환경 작가도 이들과 관련되어 있다. 이미 단월드의 37%가 기독교인으로 채워져 있을 정도로 기독교인은 단군교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정신문화의 중요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승헌이 정신문화운동을 빙자하고 거기에 민족주의를 들먹이며 문화에 취약한 기독교를 교묘히 파고 들어오는 단군교의 술수에 기독교인들이 말려 들어갔다. 이미 단월드 수련자의 37%가 단군교에 매월 회비를 바치며 단군의 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월간조선의 조갑제 전 대표는 “연개소문에 대한 걱정”에서 SBS의 제작진의 왜곡되고 굴절된 고구려사 역사관과 개입되어 있는 민족주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  민족적 감시와 비판 필요하다 라고 비판했다.


"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삼한을 축소 통일한 이후 고구려의 영웅들에 관한 역사는 왜곡되고 폄하되어 사라졌다. 특히 연개소문은 중국이 쓴 역사에 의해 철저하게 부정적으로 그려졌으며 우리의 역사서도 그들의 왜곡된 역사를 그대로 수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는 제작진의 시놉에 대하여 조갑제씨는 "연개소문은 고구려 추앙 분위기 속에서 대체로 과대평가되고 미화되었지, 폄하된 적은 거의 없다"며 '참으로 난폭하게 쓴 선전문'이라고 혹평했다.


신라귀족의 후손이자 고려의 문신이었던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는 고구려와 수·당 왕조와의 전쟁을 민족주체성의 입장에서 영웅적으로 묘사했는데, 신라가 통일 이후 고구려의 영웅들을 왜곡 폄하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옛 고구려 땅인 북한에서 살다가 탈북한 북한 고위직 출신 탈북자의 말을 인용했다.


"연개소문이 김정일과 흡사하더라, 고구려를 망친 것이 연개소문이듯이 북한을 망친 것도 김정일인데 망치는 방법이 비슷하고 말로(末路)도 비슷해질 것 같다"


남한과 북한의 문화인식차이일까? 아니면 조갑제씨의 지적대로 색깔론인가. 북한에서 보는 연개소문은 고구려를 망친 장수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SBS와 이환경 작가는 의도적으로 연개소문을 다시없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것도 “중국의 동북공정은 이 드라마 한편으로 무색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긴장해야 한다"고 호언장담까지 하니 말이다. 과연 치우천왕과 단군의 이름을 불러대더니 드디어 치우천왕과 단군의 기를 온 몸에 가득 받았는가. 기껏 드라마 한 편으로 대한민국과 중국 천하를 삼킬 수 있을까. 연개소문 이 한 편의 드라마에 작가의 명줄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