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신 술을 권하는 정부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책에 대한 지원이나 작가에 대한 지원은 없고 막걸리를 만드는 공장에는 지원이 있다. 그리고 막걸리에 항암작용을 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는 식으로 광고까지 해준다. 지자체의 축제나 행사에는 어김없이 막걸리가 들어가고, 막걸리 시음은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자리잡았다.
1. 대학 축제에 들어선 막걸리 주점
한국외국어대가 교내 축제에서 학칙을 어기고 주점을 열었다는 이유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1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한국외대는 2012년부터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점 설치를 줄곧 불허해왔다. 그러나 총학생회 쪽은 학생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클린 주점’을 운영했다고 반박했다. (한겨레, 2015.10.19. 16:51)
2. 책 대신 술
방송에서는 막걸리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는 모습이 종일 방영된다. 심지어 문학행사에서도 책 읽는 풍경은 없고 막걸리를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내세운다.
시를 읽거나 소설을 읽는 풍경은 극중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청춘들은 술에 절어 있고 해마다 무서운 속도로 알코올 중독자의 숫자는 늘어간다.
3. 술은 1급 발암물질
술은 1급 발암물질이다. 알코올은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치는 원인 물질이다. 상한 간은 면역력을 잃고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되는 순서를 거쳐 죽음에 이르게 한다. 뿐만 아니다. 알코올은 위에서 분비되는 활성아세트에 의해 초산발효가 일어나면서 중간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생성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동시에 대뇌활동을 중지시키는 위험물질이다. 단계별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관찰해 보자.
1 단계 :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기분이 업되고 즐거워진다. 이 상태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대뇌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2단계 : 더 마시게 되면 눈이 서서히 풀리면서 졸립게 된다. 이 상태는 아세트알데히드가 과다해져 대뇌활동을 릴렉스 시키는 때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말이나 행동이 나오기 시작한다.
3단계 : 떡실신. 필름이 끊겼다. 대로나 골목길 혹은 남의 집 대문 앞에 구겨져 잔다. 얼굴 옆에는 구토물이 가득하고 바지나 치마에 오줌을 흠뻑 싼채로 실신해 있다.
4. 구토는 생명장치의 버튼
모든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면 생명장치가 작동한다. 충격에 의한 조건반사는 상식으로 알고 있다. 이중 극도의 공포로 인한 경직 현상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공포에 의한 일시정지의 상태는 공포의 정체를 인지하기까지 일체의 동작을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동시에 동공과 청력이 확장되며 극대화된다. 찰나의 시간에 공포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피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순간적으로 인지된다. 인지가 되지 않으면 그 자리에 주저 앉으며 오줌이나 똥을 싸게 되어 있다. 인체 자체를 부패물질화 시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명장치의 작동이다.
구토는 생명장치의 작동으로 위에 들어 와 있는 위험물질을 토해내는 현상이다. 더 이상 위에 담아 두게 되면 생명에 지장이 생길 때 나타나는 생체본능 현상이다. 인간은 구토했던 음식이나 물질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반사한다. 어릴 때에 먹고 구토했던 고등어는 죽을 때까지 피하는 현상이다. 술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술은 구토를 해도 다시 먹게 되는 불가사의한 물질이다. 이는 뇌에서 술을 마실 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대뇌의 생체리듬 기억현상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대뇌는 항상 피곤함으로 쉬고 싶어 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대뇌는 잠든 시간에도 활동을 멈추지 못한다. 그러나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뇌가 점령을 당하면 대뇌의 활동이 멈춰 쉴 수 있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인 대뇌의 반쪽은 혼수상태와 같은 죽음을 꿈꾸고 다른 반쪽은 생명유지를 위한 생명장치의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하고 있다. 대뇌의 반쪽은 아세트알데히드 생성 조건인 알코올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다른 반쪽은 버튼을 눌러 구토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모순은 위와 대장의 서로 배치되는 역할에서도 나타난다. 위에서는 영양분 흡수를 위한 준비를 하고 대장은 똥을 만들 준비를 하는 모순이다.
5. 책값으로 술 먹는 청춘은 10년 후를 장담 못한다.
책 한 권의 가격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더치페이로 술 자리를 만들 수 있다. 술은 오늘 저녁에 마셔야 하고 책은 나중에 사면 되고 안 사도 그만이다. 술 자리 약속이 잡히면 하루 종일 근무태만으로 이어진다. 1차는 어디 2차는 어디 3차는 어디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에 분주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개인 사업장이라면 몰라도 공무원이라면 이야기는 확 달라진다. 술자리 약속이 잡힌 공무원은 동료들에게는 친절해지고 민원인에게는 까탈스러워져 꼬투리를 잡아 내일로 미룬다.
6. OECD 회원 국가, 한국은 술소비1위, 암발생률 1위, 독서율 최하위
OECD 회원 국가별 문화수준에 대한 통계비율이다. 도무지 미래에 대해 생각이 없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것인가.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란 없다.
7.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남겨라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써서 이름을 남겨라. 창작이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능성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시집이 되었든 소설이 되었든 에세이가 되었든 자신의 책을 쓰라. 취미가 되었든 일이 되었든 꿈이 되었든 책을 내고 나면 자신이 상상할 수 없었던 미래의 고수가 된다. 인생은 만들어 가는 것이며 책을 내는 것은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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