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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과 아리랑 축전

도제조 안형식 2007. 10. 24. 13:51
노 대통령과 아리랑 축전
아리랑 축전의 실체를 알고 관람하겠다고 했었나?
안형식 논설위원, reverend1@naver.com  
 
1-1. 아리랑 축전 관람과 체제 인정의 함수관계

1) 체제인정이라니, 그 의미가 어떤 뜻을 함축하고 있는지 알고나 하는 말인가?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할 아리랑 축전은 김정일 체제를 인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 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 까지 노 대통령의 공식적인 입장은 김정일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김정일 체제를 인정할 경우, 한국에 공식적인 통치자가 둘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런데 이제는 헌법도 무시하고 김정일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청와대를 통해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 문제는 그럴 수도 있지 라는 태도로 그냥 지나갈 문제가 아니다.

체제를 인정한다는 말에는 축약되어 있는 몇 가지의 중대한 의미가 녹아 있다. 축약되어 있는 중대한 의미에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의 전제를 통과해야 한다. 먼저는 역사관의 문제이며 다음은 가치관의 문제이며 그 다음은 현실관의 문제이다.

역사관이라 함은 6.25 동란을 김일성의 오판에 의한 남침으로 규정하느냐의 문제를 말한다. 가치관의 문제라 함은 김일성 부자의 독재를 독재로 규정하느냐의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현실적이라 함은 북한을 동포로 보느냐 사상적 적으로 보느냐의 문제이다. 이 전제를 다 통과하고 김정일 체제를 인정한다는 말은 주체사상자라는 말로 김정일의 사람이거나 공산주의로 세뇌된 북한인이라는 뜻이다.

만약 역사관이 뚜렷하고 다만 학문적으로 필요하여 북한이나 주체사상을 연구한 학자라면 주체사상자가 될 수 없고 북한인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김정일의 현 체제는 공산주의의 혁명이론으로 정권을 잡고 그 정권유지를 위해 김일성 부자를 신적으로 묘사한 주체사상론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가장 극악무도한 독재집단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 사실에 대하여는 망명인사인 황장엽 씨가 목숨을 걸고 투쟁적으로 증언하고 있지 아니한가. 황장엽씨는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김일성궁에서 공산주의 사상에 종교적 의미를 주입하여 전 세계에서 유일한 주체사상을 체계화하여 이론으로 정립한 장본인이다. 이 공로로 인하여 김일성 생존 시에 북한공산당 당서기에 중용되었고 이 신분은 부주석과 동등한 서열이며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에 해당한다. 김일성 사후에 김정일로부터 숙청 당 할 위기에 몰려 대한민국으로 망명하였다.

황장엽씨는 현재 대한민국 내에 역사관이 결여되어 있는 일부 주체사상파의 학자들과 싸우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북한의 김정일에게 넘겨주려는 좌파 정치세력들의 시도와 극좌파의 운동권과 주체사상 감염자들의 위해에 대하여 심각한 경고를 발하며 보수 세력들의 결집을 독려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 아리랑 축전이 뭐냐

아리랑 축전은 2002년 고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 선보인 북한의 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이다. 2005년에 노동당 창건 60주년(10월10일)을 기념해 주민들에게 체제 정통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두 번째로 공연됐다. 연인원 10만 명이 동원되어 시연되는 공연으로서 음악·무용·체조는 물론 서커스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있다. 관객을 압도하는 대집단체조(매스게임)와 카드섹션이 공연의 백미로 꼽히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외화벌이에도 활용하고 있다. (세계일보, 2007.09.20 (목) 18:44)

아리랑 축전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경이라고 하는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7년 아리랑 축전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아리랑 민족
1경 정든 고향산천 뒤에 남기고
2경 조선의 별
3경 내 조국
4경 우리의 총대

2장 선군아리랑
1경 내 조국의 밝은 달아
2경 활짝 웃어라
3경 천지개벽
4경 흥하는 내나라
5경 더 높이 더 빨리
6경 아리랑, 민족의 기상

3장 행복의 아리랑
1경 울림폭포
2경 락원의 노래
3경 오직 한마음

종장 강성부흥 아리랑

참여정부는 의도적으로 아리랑축전을 아리랑 공연으로 호칭했다. 그 어떤 공연도 연 인원 10만 명이나 동원하지 않는다. 더구나 연 인원 10만 명에는 군대까지 동원되어있다. 군대는 여기에서 공개적으로 김정일에게 충성맹세를 확인한다. 군대까지 동원되는 국가급 공연이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다.

북한에서 아리랑 축전은 제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제의식이다. 이는 김일성을 의식화하여 신으로 추앙하고 김정일을 신의 아들의 칭호를 부여하기 위한 제의식이다. 이는 위에 소개되어 있는 아리랑 축전의 구성의 의도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1장 아리랑 민족에서 1경 정든 고향산천을 두고, 2경 조선의 별은 김일성을 찬양하는 헌시의 성격으로 이뤄져 있다. 정든 고향산천을 두고 죽어 조선의 별이 된 김일성이라는 뜻이다. 3경 내 조국과 4경 우리 총대는 김일성이 조국을 지키는 총대가 되어 주고 있다는 뜻이다.

2장 선군 아리랑에서는 1경에 ‘내 조국의 밝은 달아’는 김정일을 가르킨다. 2경부터 6경까지는 온 힘을 다하여 김정일에게 충성을 해야 한다는 결의를 이끌어 내며 충성맹세를 이끌어 낸다.

3장 행복의 아리랑에서는 1경 울림폭포를 통해 군사력의 위용을 호전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경에서는 지상낙원을 이루어 내자는 것과 3경에서는 오직 한마음으로 김정일에게 충성하여 지상낙원을 이루는데 충성을 다하자는 결의로 이끈다.

종장에서는 다시 충성맹세를 다짐하게 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다. 과연 아리랑 축전이 공연인가? 아리랑 축전은 제전이다. 김일성 부자에 대한 제전이며 살아 있는 김정일을 신의 아들로 추앙하는 제전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이를 참관했다는 사실은 그의 사상이 주체사상에 오염되어 있으며 김정일을 인간 이상으로 추앙하고 있다는 명백한 방증이다. 노 대통령이 김정일을 인간 이상으로 추앙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상 여러 곳의 정황과 궤적으로 드러나고 있었는데 아리랑 제전 참관으로 인해 그것이 선명해졌을 뿐이다.

1-2. 아리랑 축전 관람에 대한 국민의 여론

1) 통일부의 입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정상회담 준비상황 브리핑 중에 북한에서 제안해 왔다는 근거로 노 대통령의 방북 시에 아리랑 축전 관람을 포용적 자세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의 최재석, 이정진 기자에 의해 보도된 내용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0일 다음달 2~4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측이 아리랑공연 관람을 제안했다면서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좀 더 포용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런 관점에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어 "북측이 아리랑을 전체 일정 중 하나로 검토해 줄 것을 제의한 바 있다"고 확인하고 "정부는 무엇보다 남북관계 진전과 국민 의식수준을 감안할 때 상호체제의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 차원에서 좀 더 포용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리랑 관람에 대한)기본입장은 1차 선발대가 방북해 전체 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고 이 협의결과를 지켜볼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발대가 귀환(21일)하면 북측 제의 내용을 검토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알다시피 아리랑은 사실상 2002년부터 시작돼 그동안 우리 측에서 2002년 1천~2천명, 2005년에는 7천명 넘는 많은 인사들이 관람한 바 있으며 2005년에는 정동영 통일장관이 관람한 바 있다"며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방북 시에 아리랑의 전신인 집단체조 `백전백승조선노동당' 공연을 이미 관람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2007-09-20 11:21)

2) 노대통령, 北체제 선전 일색 '아리랑' 관람 논란 확산

주요 일간지는 사설과 기사 보도를 통해 노 대통령의 아리랑 관람에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일보는 아리랑 공연은 북한의 역사적 정통성과 체제 선전을 주제로 하고 있어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관람하면 비판 여론과 또 한번의 첨예한 남남갈등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남북 간 합의 내용 중 체제 선전 성격이 강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선 국민적 거부감을 헤아려야 한다”면서 “북측이 요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상당수 국민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무리한 아리랑 공연 관람은 되도록이면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탄생과 정통성, 인민군 창건, 선군정치, 미사일과 핵보유를 통한 군사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는 공연을 우리나라 국가 원수가 보는 것은 북한의 그러한 주장을 용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3) 관람 중 박수까지 친 노 대통령

청와대는 국정홍보처를 통해 노 대통령이 김정일이 불참한 가운데 아리랑 축전을 관람했다고 공식 보도했다. 보도내용에는 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일사분란하게 공연하는 북측의 공연에 감동하여 관람 중에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사실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노 대통령의 기립박수 문제에 대하여 권 부총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보도내용을 보자. 권 부총리가 소개한 또 하나의 당황스러운 기억은 ‘아리랑 공연’ 때 대통령의 나 홀로 기립박수다. 그는 “아리랑 공연 관람 시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 공연했는데 대통령과 통일부장관 두 명만 남측 대표로 손뼉을 쳤다”며 “다른 사람들이 손뼉을 치지 않아 당황했다”고 회고했다. 왜 당황했느냐는 질문에 권 부총리는 “아주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공연했는데 손뼉을 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한국경제신문, 정재형 기자, 2007년 10월 18일 10시 42분 42초)

노 대통령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사상적 궤적은 이로써 뚜렷해졌다. 김정일 찬양으로 일관된 행적으로 국민적 분노를 샀던 노 대통령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 이 두 사람은 김정일에 대해 절대 충성하는 김정일의 주구에 불과한 자들이다.

이 두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전권과 통일부 장관이라는 전권을 가지고 김정일에게 NLL까지 내어 주며 충성심을 과시하고 있다. 쿠웨이트 방문 중에 허종 쿠웨이트 북한 대사의 손을 그러잡고 “진심으로 하고 있다. 믿어달라”고 했던 그 진심은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었다. 이 사실이 평양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