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시 모음

도제조 안형식 2009. 9. 23. 15:29

신 


우리는 가끔, 그것도 너무나 가끔

내 철학에 도전을 받는다.

머리 깎고 훈련소에 입대한 훈련병처럼

상식도 지식도 판단도 버릴 것을 요구받기도 한다.


그것은 슬픔을 처리하는 방법이며

혹은 실연의 아픔에 대한 뒤처리이며

잘못된 만남이나

불행한 결혼생활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아 왔던 가치관을 버려야 할 때

선한 것을 버리고 악한 것을 취해야 할 때

양심을 버리고 물질과 적당히 타협을 해야 할 때

굴종을 요구 받는다.


우리는 가끔, 오래 지나지 않은 추억에서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숙제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것은 실 타레 처럼 얽혀져 있는 운명이며

숙명이라 이름하는 것들이다.


운명과 숙명의 사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엇나간 운명의 끝과

지금 잡혀 있는 숙명의 굴레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래서 우리는 너와 나 사이

그리고 나와 그것 사이에서

중재를 해 줄

누군가의 위엄을 초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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