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있는 문학개론

색깔 있는 문학 개론

도제조 안형식 2009. 7. 10. 20:40

색깔 있는 문학 개론


                          목 차



제1장 작품의 틀--------------------------------------------- 9

 1. 작가

 2. 장르 

   1) 장르설정의 기준 

   2) 2분법  

   3) 3분법  

   4) 4분법

 3. 시

 4. 수필

 5. 소설

 

제2장 작품의 소재들------------------------------------------24

  1. 사상

  2. 사물과 경험   

    1) 오감   

    2) 서정적이냐 목가적이냐   

    3) 꿈  

    4) 촉수


제3장 판형---------------------------------------------37

  1. 말하기 판  

    1) 연설문 

    2) 강의문  

    3) 설교문  

    4) 웅변원고

    5) 제스츄어

    6) 입 모양과 언어구사 훈련

 2. 글판 

    1) 작가의 사명감  

    2) 민주주의(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오해

    3) 논문 

    4) 비판과 비평의 차이


제4장 작가의 삶과 작품의 영역-----------------------------55

  1. 셰익스피어

    (1) 생애와 반전

    (2) 셰익스피어의 작품세계  

       1)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① 한 여름 밤의 꿈         

          ② 베니스의 상인

          ③ 뜻대로 하세요

          ④ 말괄량이 길들이기

          ⑤ 십이야

       2)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① 리어왕 

          ② 햄릿 

          ③ 맥베스 

          ④ 오셀로

 2. 작가의 환경과 장애가 작품에 끼친 영향

   (1) 이효석

   (2) 헬렌켈러


제5장  창작론-------------------------------------------82

   1. 구조(뼈대 세우기) 

     1) 귀납법    

     2) 연역법

   2. 표현(서술의 형태)   

     1) 주인공과 동기화   

     2) 설정

     3) 클라이맥스    

     4) 작가의 의도

   3. 완성    

     1) 치밀한 구성 (완성도)    

     2) 머리말 쓰기와 제목 수정, 강조


제6장 스토리텔링



제7장 데코레이션 기법과 리얼리티 기법--------------------------93

   1. 리얼리티 기법 

     1) 콜라주 

     2) 페러디

   2. 다빈치 코드에 도입된 reality기법 분석

     1)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호 

     2) 막달라 마리아의 과거 

     3) 중세시대의 암흑기와 교황청

     4)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암굴의 성모

   3. 데코레이션 기법

     1) 스펙트럼 

     2) 아포리즘

     3)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 14회/아포리즘적 대결과

        스펙트럼배열의 절묘한 조화

제8장 평론----------------------------------------------106

1. 평론

2. 비평

3. 스토리텔링   

 

제9장 한글 표준어와 발음의 2중 체계 문제----------------------119

  1.표준어

  2.표준발음법

3. 한글표준어와 발음의 문제점 

  1) 한글 죽이는 한글학자와 교육부의 표준어 채택

  2) 외국인에게 있어서 한글은 어떤 글인가

  3) 한글 단순화 이후의 기대효과








서문


책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학에 대한 열정과 깊은 관심 그리고 문학을 하고 싶은 소망에서 비롯되어 글을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글을 쓰고 있으며 더러 귀한 옥고가 탈고되어 출판되고 있습니다. 이중 베스트셀러라는 명예를 달고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패를 붙일 수 있는 위대한 작품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책들은 일반 대중의 손까지 못가고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책을 쓴 경력으로 알려지는 정도로 그치는 책들도 상당합니다.


말고삐를 잡으면 견마 잡히고 싶습니다. 이왕 출판하는 책이라면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패를 붙이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더하여 인세를 통해 문화생활까지 누리게 될 정도로 경제력을 창출하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국내 대다수의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경제 문제이니 경제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배출한 국가의 작가들은 한국의 작가들처럼 배고프고 힘들게 작품 활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국가의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육성해 주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독자는 새로운 책이 나오게 되면 즉시 그것을 사서 읽어 보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외국에서 작가의 위치란 상당한 위치이며 존경을 받는 그룹에 속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한국의 근대사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한국의 근대사는 조선왕조의 멸망과 한일합방 그리고 해방과 6.25 동란 이라는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먹고 살기에 급급했을 뿐, 문화와 역사의 소중함을 인식할 틈조차 없었습니다. 문화란 오랜 시간 갈고 닦인 흔적이 있어야 문화가 만들어 집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사에서 문화, 특히 인문학이 정착할 수 있었던 때는 대한민국이 건강했을 때입니다. 새마을 운동이 하나의 정신운동으로 자리를 잡고 교육의 질이 높아질 때 그 때 잠깐 동안에 인문학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뿐, 인문학이 자리를 잡고 문화로 정착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격변기에서 살아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겨우 산업화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난 뒤에 연일 하루가 멀다않고 터져 나오는 민주화 투쟁의 역사에서 문화와 역사를 소중하게 다루는 풍토는 민주화 운동의 물결에 휩쓸려 버렸고 조정래 등의 반골적인 이념서적이 순수문학을 초토화시켰습니다. 이때부터 순수 애정 소설이나 향토소설은 독자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오히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적 작품들이 세를 얻었습니다. 유교적 색채가 다분히 담겨져 있는 향토소설이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순수애정 소설은 진부하고 역동적이지 못한 반면 공산주의 혁명이론으로 채색된 이념소설 등에서는 역동성과 가슴 서늘한 한이 느껴지기 때문에 짜릿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일어나기 시작한 새마을 운동과 더불어 박화목 선생님의 과수원길이 노래가 되어 널리 퍼졌습니다. 마치 과수원 길을 걷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는 서정성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보석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는 땅에 깃들여 있는 한국인의 사상적 토양이 향토에 있음을 잘 그려냈습니다. 동시에 격변기를 살아오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칠면조와 같은 군상들을 대비해 줌으로 해서 그 시대의 젊은 지성들의 삶이 제 나라 제 땅도 지켜낼 수 없는 정도로 무너져 있었던 현실을 그려냈습니다. 결국은 땅을 되찾은 서희를 통해 가문의 녹록치 않은 문화적 틀은 정신을 사멸시키지 못한다는 논증이 입증됩니다. 땅이 곧 사상이라는 말입니다. 


혼돈이었습니다. 불과 50년이 지나가는 어간에 자유민주의 사상과 공산주의 사상이 서로 공존하며 벽과 벽으로 대치하는 동안에 한국인의 사상은 혼돈한 암흑 속으로 밀려들어갔습니다. 고속도로의 완공으로 부산과 서울이 고속버스로 불과 8시간이면 통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한국의 산업화는 급성장합니다. 동시에 인문학도 동반 성장했습니다. 부산에서 출판된 책이 8시간이면 서울에 도착할 수 있게 되니 인문학도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지요.


한국의 인문학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는 1980년대 입니다. 용돈을 줄여야 책을 사 볼 수 있었던 시대를 벗어나 마음만 먹으면 사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조정래의 작품 태백산맥이 1980년대의 인문학을 먹어 치웠습니다. 여기에서부터 베스트셀러작가라는 명패가 걸리면서 작가의 이름을 보고 책을 사는 풍토가 만들어집니다. 행림사에서 출판한 김홍신의 인간시장도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인기 작가의 책은 시리즈로 나오는 반면 인기가 없는 작가의 책은 단권으로 그쳤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자유민주주의 사상은 반공주의라는 공산주의 사상에 대한 상대적 이론으로 거론되었습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이 제대로 정리 정돈되지 못한 채로 역사와 문화가 흘러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인문학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레옥잠처럼 세류의 유행과 인기에 영합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먼저는 인문학에 대한 가치가 정의되지 못했다는 점이 먼저 꼽힙니다. 인문학은 사람의 가치를 따져 주는 학문입니다. 철학은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가치를 설명해 줍니다. 문학은 정신의 가치를 설명해 줍니다. 역사는 시간의 가치를 설명해 주지요. 예술은 시공간의 가치를 설명해 줍니다.


그런데 가치에 대해 설명을 해 주어야 하는 인문학이 경제력 창출에 있어서는 상당히 열등합니다. 산업화 시대에 인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불러 주는 대기업이 없습니다. 출세를 하려면 박사 학위를 따서 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 최고인데 대학도 간신히 졸업을 했는데 박사공부까지는 엄두가 나지 못하니 자연히 인기가 없는 전공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산업발전으로 인해 경제력도 상승되고 교육열 또한 높아지는데 반해 입시경쟁은 치열하여 책을 쓸 수 있는 작가군은 대개가 수익이 높은 과외교사로 대거 빠져 나갔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해 갈 정도로  고학력의 인재가 부족했던 1980년대는 일자리가 넘쳐났습니다. 이때에 순수문학이 자리를 잡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인문학은 부평초와 같이 시대 위를 떠돌았습니다. 현대문학의 토대를 잡기 시작한 때에 오히려 이념 서적에 밀려 순수문학은 토대구축에 실패했습니다. 전태일의 분신과 독재타도를 부르짖으며 미군철수를 부르짖는 중간에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을 본 젊은이들은 가치관을 공산주의에서 찾았습니다. 이념서적과 북한의 공작에 의해 이념화 된 주체사상파의 한총련이 데모를 주도하는 동안에 반미와 미군철수 반공법 폐지 등이 구호로 외쳐졌습니다. 한총련에서 활동했던 386세대들이 주체사상을 골수에 담고 전교조를 출산하면서 한국의 문화권은 친북세력으로 변질되어 왔습니다.


한국의 지식층이 친북세력의 준동에 대해 침묵하거나 오히려 동조를 하는 사이에 한국의 가치관은 심각한 위해를 받았습니다. 결과 인문학은 사멸 위기에 처해 있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인문학은 사람의 가치를 한정해 주는 학문이기에 사람의 가치가 매몰되면 더 이상 인문학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시 인문학이 조명되고 있습니다.


과거 학원가와 과외 등으로 생업을 찾아 떠났던 순수문학파들이 이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문단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한국인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세계 속의 한국인들의 가치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 책은 월간 스토리문학 2005년 5월호에 평론으로 발표된, "취미로 쓰는 작품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응답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는 외국의 문학개론을 번역한 번역물들과 관련된 외국문헌을 참고하여 쓴 문학개론서들에 대한 반발입니다. 이 반발은 5천년 이상 된 우리의 역사가 만만한 역사가 아니라는 자존심입니다. 5천년 동안이나 한국인은 책 읽기와 글쓰기에 천착할 정도로 문학을 존중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문인 중심의 역사로 이어 내려온 문학의 토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역사 위에서 우리나라의 문학은 비록 그것이 실용적이며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경제를 창출해내는 경제창출의 이론을 내어 놓지 못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한국인의 정신과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광해군 당시에 좌참판의 벼슬에까지 올랐던 허균은 1610년 천주교인이 되어 한국에 돌아 온 후에 홍길동전을 저술했습니다. 400년 전에 이미 현대소설의 기틀이 만들어져 있었다는 말이지요.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있는 한국의 문학이 외국의 문학에 견주어 부족한 것이 없다는 것이 제 견해이며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입니다.


제가 한 작업은 잘 된 책과 못 된 책을 구분해 내는 작업이 아닙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작품을 내려면 어떤 작품을 어떻게 써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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